영화 덕후의 영화 해석

넷플릭스 <돈 룩 업> 주관적인 꼼꼼 해석

avocado_cream 2022. 1. 25.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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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장르를 하나 꼽자면 바로 블랙 코미디일 것입니다. 넷플릭스에서 2021년 12월 8일 공개했던 영화 <돈 룩 업>도 이 장르에 해당하는데요. 비극적이고 부정적인 소재를 유머러스하게 비꼬아 표현한 것이 블랙코미디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또 다른 작품으로는 미국인들의 국민 시트콤 <오피스>가 있겠네요. <오피스> 또한 직장에서 벌어지는 많은 힘든 포인트에 대해서 '마이클'이라는 애어른 상사를 통해 신랄하게 풍자하면서 웃음을 주는 시트콤 시리즈의 블랙 코미디입니다.

 

아무튼, <돈 룩 업>, 굉장히 재밌게 본 영화입니다. 보는 내내 이걸 기획한 아담 맥케이 감독의 역량에 감탄했네요.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원치 않는 분들은 주의해주세요!

 

이렇게 정신없는 영화라니!

 

영화 돈룩업
영화 <돈 룩 업>

 

이 영화, 참 정신없습니다. 속도감부터가 장난이 아닌데요. 한국인이 좋아하는 빨리빨리의 속도입니다. 그만큼 급변하는 세상과 순식간에 퍼지는 소셜 미디어, 그리고 중요한 내용과 그렇지 않은 내용 모두 자극적인 소재라면 대중에게 뿌려대는 미디어를 풍자했습니다.

 

간단한 줄거리를 말씀드리자면, 제니퍼 로렌스가 연기한 천문학과 대학원생 '케이트 디비아스키'가 우연히 혜성을 하나 발견합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랜달 민디 교수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 함께 계산을 해보아도, 이 직경 10-15km의 혜성은 정확히 6개월 후 지구에 떨어져 공룡을 멸종시켰던 것처럼 대폭발을 가져올 혜성이라는 겁니다. 즉, 우린 다 죽는다는 것이죠.

 

그래서 케이트와 민디 박사는 이 대재앙을 막기 위해서 우선 국가에 알립니다. 이들을 가장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은 롭 모건 배우가 연기한 오글소프 박사입니다. 오글소프 박사는 이러한 천문학적인 재앙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나사의 하위 조직 '지구방위 합동본부(Planetary, Defense Coordination Office, PDCO)'의 일원입니다. 

 

이 조직의 임무는 소행성과 같은 지구에 위험이 되는 요소를 국가와 대중에게 알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글소프 박사는 케이트와 민디 박사를 백악관에 데리고 갑니다.

 

하지만 6개월 뒤에 지구가 멸망한다는 소식을 들은 대통령을 비롯한 백악관 관계자들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죠. 듣는 태도부터가 정신없어 보입니다. 대통령의 아들이자 보좌관이라는 사람은 연신 코를 훔치면서 약을 하고 있다는 암시를 주고요. 대통령은 그저 파티와 유명세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케이트는 이런 사람들이 우리를 다 죽게 내버려 두도록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언론계에 있는 남자 친구를 통해서 '데일리 립'이라는 유명한 토크쇼에 출연할 기회를 얻죠. 

 

데일리 립은 굿모닝 아메리카의 패러디다

 

영화 속에서 '데일리 립' 토크쇼는 미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가십과 뉴스를 다룹니다. 그들의 콘셉트는 '어떤 소식이라도 가볍게' 전달하는 것이죠. 그래서 케이트와 민디 박사가 심각하게 이 지구에 일어날 재앙을 이야기할 때, 호스트들은 그냥 웃고 넘기면서 무슨 다음 달에 맥도널드 신메뉴가 나왔다는 듯이 무관심하게 소개합니다.

 

 

 

 

여기서 데일리 립은 미국의 국민 TV 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를 시사합니다. 언론에는 분명 순기능이 있지만, 잘못된 언론은 대중을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쏟아지는 뉴스 속에서 사람들은 당장 자신이 관심 있고 이해하기 쉬운 연예인 가십에만 집중이 쏠립니다. 이러한 현상은 정작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할 수 없게 만들죠.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 영화의 메시지를 보충하는 주장은 이것입니다. 사람들은 정작, 정말 중요한 게 뭔지 모릅니다. 쏟아지는 미디어, 핸드폰의 푸시 알림, 알고리즘의 추천 영상에 빠져 지내죠. 무엇이 현실일까요? 내가 직시해야 하는 문제는 무엇일까요? 이 모든 자극들이 판단을 흐리게 만들어버립니다.

 

그래서 영화는 시종일관 빠르고 정신이 없습니다. 스토리가 무엇인지 채 이해하기도 전에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 있죠. 배우들이 대사를 치는 속도도 매우 빠릅니다. 넘어가는 화면 효과도 빠르고요.

 

쏟아져 나오는 인스타그램, 틱톡, 밈 풍자도 한몫을 합니다. 요즘에는 무슨 뉴스가 나오든지 정말 빠르게 퍼지는데요. 영화에서는 이러한 쏟아지는 인터넷의 반응을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일시정지하고 봐도 다 읽지도 못할 소셜 미디어 화면을 뿌려댑니다. 과연 관객은, 우리는 이 중에서 무엇이 진짜고 무엇이 정말 중요한 지 구분할 수 있을까요?

 

지구가 멸망하는 날에도 우리는 콘서트를 할 것이다

 

아담 맥케이 감독의 이러한 천재적인 영화 각본을 보고 스타들이 몰려와 출연하게 해달라고 아우성을 쳤습니다. 올해 47살이 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비롯해서 제니퍼 로렌스, 케이트 블란쳇, 티모시 샬라메, 메릴 스트립, 요나 힐, 그리고 아리아나 그란데까지! 카메오로 캡틴 아메리카로 유명한 크리스 에반스가 출연했다는 사실도 알고 계셨나요?

 

디카프리오가 제일 존경하는 여배우가 메릴 스트립인데, 같이 연기하는 장면이 많고 둘 다 정말 잘하더라고요. 아무튼, 아리아나 그란데의 출연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그녀의 역할은 바로 그녀 그 자체, 하지만 현실보다 좀 더 응석받이 같은 '팝스타'였습니다.

 

아리아나 그란데의 출연

 

아리아나 그란데는 데일리 립 토크쇼에 출연해서 자신의 남자 친구와의 스캔들을 해명하죠. 남자 친구는 바람을 피웠고 아리아나는 이에 마음 아파합니다. 그러나 남자 친구와 영상 통화가 연결되고, 그는 그 일은 정말 실수였다면서 자신의 잘못을 빌죠. 그리고 '사랑해, 결혼하자'라고 말합니다.

 

 

 

 

인터넷은 뒤집어졌죠. 세계적인 연예인의 연애사, 그리고 재결합이라니! 아리아나는 감동받아하면서 청혼을 수락합니다. 마치 어린 시절의 아리아나를 보는 듯한데요. 아리아나는 과거 '피트 데이비슨'과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약혼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때 다들 '저러다 깨질 거다'라고 했는데, 결국 약혼은 파토가 났습니다. (피트 데이비슨은 지금 킴 카다시안과 열애 중입니다.)

 

사랑도, 바람피우는 것도, 약혼도, 이혼도 너무 쉬운 미국 연예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일까요? 아리아나가 어느 정도 '셀프 디스'에 참여하면서 해당 장면이 더욱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아리아나는 '우린 모두 끝났어'라는 노래를 부르며 지구 멸망이 가까워진 시점에 콘서트를 열죠. 가사의 일부를 가져오자면,

 

Just look up

(위를 바라봐)

Turn off that shit Box News

(쓰레기 박스 뉴스 따윈 꺼버리고)

'Cause you're about to die soon everybody

(왜냐면 우린 곧 다 쥬글꺼니까)

 

가사가 정말 솔직하고 웃깁니다. '제발 과학자들 말 좀 들어', '우린 진짜 이번엔 망한 거야 진짜로!'라면서 현실을 이제야 직시하는 자신들의 모습을 풍자합니다.

 

우린 모두 끝났다고 외치면서 자선 모금 콘서트를 하죠.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너무 실제로도 이런 일이 일어날 것 같아서 소름이 돋았었어요. 우리 지구가 정말 1주일 후에 멸망한다면? 우리는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장에 가서 불안과 슬픔을 모두 날려버리려고 하지 않을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소중한 시간을 보내려고 집중하지 않을까?

 

 

 

 

 

더 재밌는 해석과 영화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들로 2편에서 만나요!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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